2018년 5월 17일 목요일

봄 맞이 작업

안녕하세요.

요즘 캐나다에도 봄이 찾아와 따스한 날들을 원없이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아... 얼마나 기다리던 봄날인지.


봄이 오니 슬슬 몸이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우선 거의 매일 밤마다 산책을 다닙니다.


원체 하루 종일 앉아서 일을하다보니 걷는 것을 참 좋아합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혼자 산책을 다녔는데, 올해부터는 제 아내도 저와 함께하기로 해서 더 좋네요. 매일 밤마다 1-2시간 정도는 동네 이곳 저곳을 누비며 다른 이웃들은 앞마당과 집을 어떻게 꾸몄는지 둘러보고, 서로의 일상 이야기도 하고, 아이들 이야기도 하면서 너무나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해가 지기 전에는 조금씩 조금씩 가드닝을 하느라 바쁩니다.


작년 여름에 너구리와 토끼들이 제가 손을 쓰는 속도보다 빠르게 앞뒷마당의 잔디를 다 뒤집어 놔서 반 쯤 포기 한 상태인지라 예전만큼 많은 공을 들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민들레 만큼은 용서할 수 없기에 퇴근 후에 짬이나면 앞뒷 마당에 잡초들을 뽑아댑니다.


또 조만간 집 drive way를 공사하면서 앞마당 쪽에 가든을 없앨 예정인지라 가든에 있는 꽃들과 나무들을 하루에 하나씩 뒷마당 가든으로 옮기고 있고, 뒷마당 옆쪽에 있는 텃밭 역시 drive way 공사를 하면서 포장을 할 예정이라 뒷마당 데크에 화분을 놓고 그 쪽으로 작물들을 옮겼죠.


아버지께서 저희 집에 오셨을 때 만들어 주신 텃밭이라 없애고 싶지 않았지만, 그 쪽이 뒷마당 물이 빠지는 길인데 그걸 모르고 텃밭을 만들어 뒷마당 배수가 잘 안되는 문제도 있고, 텃밭의 2/3 이상은 볓이 잘 들지않아 햇빛이 많이 필요한 작물들은 또 잘 자라지 못하는 문제들이 있었기에 과감히 넓은 텃밭을 포기하고 화분을 쓰기로 했네요.




그리고 저의 꿈 하나도 이뤘습니다. ^^


고기를 워낙 사랑하다보니 아파트에서 하우스로 이사 온 이후에는 거의 매 주 2회 이상 BBQ를 해 왔습니다. 뒷마당 데크에 BBQ 그릴용 가스관이 나와있긴 했지만, 그릴 가격이 워낙 후덜덜 해서 숯 그릴을 사용해 왔죠.


숯으로 고기를 구우면 다양한 향도 낼 수 있고, 불맛도 더 잘 살릴 수 있다지만, 제 불 조절 스킬이 미약하다보니 삼겹살을 구울 때면 기름 덕분에 불쑈를 하기도 하고, 립을 구울 때면 겉은 태우고 속은 덜 익기도 하는 등 문제도 있었고, 밖에 외출 후 돌아와 한참 배고플 때면 BBQ를 하고 싶어도 처음 숯에 불을 붙이고 숯불이 안정화 될 때 까지 시간이 오래걸려 편하게 스위치를 눌러 불을 켜 바로 사용하는 가스 그릴이 너무나도 부러웠지만 일이천 불은 족히 넘어가는 가스 그릴을 쉽사리 살 수 없었죠.


하지만 코스코에서 시즈널 상품으로 나온 제품이 있었는데, 가격도 천불 미만이였고, 사용 평가도 좋아 제 아내가 통 크게 저에게 선물을 해 주었네요.


그런데 참... Ikea로 대표되는 조립식 가구들이 이 나라에는 참 많다보니 가구를 살 때 돈내고 주문하면 끝이 아니라, 배송을 받은 후에 직접 조립을 해야하는 수고를 해야만 합니다. 물론 돈을 더 내고 조립 서비스까지 이용하면 되지만, 인건비가 비싼 나라인지라 왠만하면 직접 하는게 나아요. 그런데 가스그릴도 이 셀프 조립에는 예외가 아니였습니다.




금새 조립이 될 줄 알고 그릴 개시를 위해 아내에게 고기를 사다달라고 부탁을 한 후 조립을 시작했는데 조여야 하는 나사는 왜 그리도 많은지.... 전동드릴이 아니였다면 아마도 오른손 손목에 관절염이 걸렸을 것 같아요. 이 나라에서 편하게 살기 위해서는 전동드릴 하나 쯤은 필수인 것 같습니다.

한참을 조립하고, 나사 몇개가 부족하여 부가 기능에 필요한 나사는 다시 푸르고 필수 기능쪽으로 옮겨서 일단 완성!!!



아내가 동네의 할랄 정육점에서 사온 양념 닭다리 3개를 구워보았습니다. 저희가 무슬림은 아니지만 이 정육점의 가격과 품질이 괜찮아 종종 이용하죠.



역시 가스그릴은 참 편하더군요. 처음에 조립하느라 땀을 빼긴 했지만, 조립 완료 후에는 바로 점화! 화력도 괜찮아 점화하고 얼마 지나지 않으니 바로 조리가 가능했습니다.


다시 시작된 따스한 봄 날. 앞으로 반년 정도는 일 좀 줄여서 뇌는 쉬게하고 몸은 좀 더 바쁘게 지내보려 합니다. 누군가 추운 겨울날 캐나다에서 버티는 힘은 봄여름철의 추억이라고 하던데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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