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29일 화요일

SW개발자 캐나다 이민 한 번 더 생각 하세요. - 2부) 지금은 아니아니 아니되오

안녕하세요.

예고드린 바와 같이, SW개발자 캐나다 이민 한 번 더 생각하세요, 제 2부 '지금은 아니아니 아니되오'를 포스팅 합니다.

먼저 저의 결론부터 먼저 말씀드리자면, 지금은 Express Entry 제도 시행 이전인 2015년 이전에 비해 이민 상황이 매우 안좋습니다. 그래서 어학점수 전 영역 CLB Level9에 해당하는 분이 아니시라면 캐나다 이민을 위해 뛰어 들 타이밍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래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지금 이민에 도전을 해 보겠다는 생각을 하신다면 지금 현재 상황에서는 컬리지 보다는 대학원 진학이 보다 가능성이 높습니다.

캐나다 이민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2015년부터 Express Entry라는 제도가 생겨서 기존의 CEC와 FSW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을 익히 잘 알고계시리라 생각하고, 이 Express Entry의 영향이 어떤 것인지도 다들 잘 알고계시리라 생각 했지만... 의외로 별 영향이 없고, 어떻게든 잘 될 것이라는 매우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캐나다로 건너 오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이 포스팅을 올립니다.


아래 표와 링크는 현재 (MAR 2016)까지 각 EE draw 별 통과 점수를 보여줍니다.

출처: immigration.ca (http://www.immigration.ca/en/express-entry-immigration-draws.html)
Express Entry제도가 처음 시행 된 2015년 1월, 886 점으로 시작된 컷오프 점수는 그 해 3월 말 부터 400점 대로 내려가 그 해 5월 단 한 번을 제외하고는 보통 450~470점 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 450~470점 수준의 점수가 어느 정도인지, 잘 감이 잡히지 않으신다면, 제 이전 포스팅(Express Entry, Comprehensive Ranking 계산기)을 참고하여 본인의 상황에 맞춰 점수를 계산 해 보시거나 이 링크에서 점수 구성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찾아 보시면 이해가 될 겁니다.

캐나다에서의 경력이나 학력이 전무하지만 해외(한국 포함, 캐나다 외) 학사 학위에 경력 3년 이상이며, 이민성에서 인정하는 최고 등급의 IELTS 점수 (스피킹/라이팅 7.5 이상, 리스닝 8.5 이상, 리딩 8.0 이상)를 가진 20대 후반이신 분이 계시다고 가정을 해 봅시다. 일단 캐나다 근무 경력이 없기에 당연히 CEC 대상자는 아닙니다.
이전 같으면 이 분은 FSW 점수가 대략 70~80점 정도가 나오기에 FSW 신청 자격인 67점을 넘기게 되어 FSW를 신청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서류에 문제가 없지 않다면 4~12개월 내에 영주권을 받을 수 있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 Express Entry 제도 하에서는 이 분의 EE 점수는 440점대가 나오기에 FSW 신청 서류조차 제출 할 수 없습니다. 만약에 기혼자라면 배우자의 어학점수/경력/교육사항 등의 조건으로 인해 그 보다 더 낮은 점수를 받을 수도 있죠.

한국 사회에서 가장 흔한 학사 학력자를 기준으로 설명드렸는데, 과연 EE 통과 안정권인 460점대 후반 혹은 470점대는 어떤 조건에서 가능할까요?

32세 이하에 석사 학위 소지자이며, 3년 이상의 근무 경력에 IELTS 최고 등급을 보유하고 계시다면 465점 이상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33세만 되어도 점수는 459점으로 떨어지죠.

만약 석사 학위는 아니더라도, 2개의 학사학위나 1개의 학사학위 + 전문대 학위가 있으시고 역시나 3년 이상의 근무경력에 최고 등급의 IELTS가 있으시다면, 30세일 경우 469점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 수록 5~7점 씩 내려간다고 보시면 되고요.

그리고 위 조건들은 독신일 경우이며, 기혼자일 경우 배우자의 언어/경력/교육 조건에 따라 감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나고 자라고 생활하신 분이 IELTS 모든 영역에서 최고 등급을 받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나마도 학사 학력이라면 IELTS 전 영역 최고점이라 해도 440점대 이상을 받을 수도 없고요.

이러한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방법은 두 가지 정도로 보입니다.

첫번째는 영어+불어 두 가지 언어에 모두 능통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경우 학사 학력이라고 해도 최대 460점 대 까지 점수를  올릴 수 있기에 450~470점대에서 춤추는 EE Draw 컷오프 점수를 감안하면 충분한 승산이 있습니다. 반약 전문대 학력이라면 두가지 언어에 능통하더라도 최대 440점대 까지만 가능하기에 지금까지의 EE draw 트랜드 상 EE 통과를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영어도 힘든데 불어까지 능통하기란 더 어려울테니 가용한 해결 방안은 아닌 것 같습니다.

두번째는 캐나다 경력을 가지는 것입니다.
캐나다에서 풀타임 근무 경력 1년을 갖추면 40점이 올라가며 최대 5년의 경력을 가질 경우 80점 까지 추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역시나 캐나다에 와서 합법적으로 근로를 하는 것이 유일한 돌파구로 보이지만, 이 역시 쉽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바로 워크퍼밋을 받고 캐나다에 오기란 쉽지 않습니다.
환태평양 동반자 협정 (TPP, Trans-Pacific Partnership) 가입 국가들인 미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폴, 부루나이, 호주, 뉴질랜드, 맥시코, 칠레, 페루의 시민들은 상호간 별도의 절차 없이 개인이 신청하면 1~3년 정도의 워크 퍼밋이 나오지만, 한국은 TPP 가입 국가가 아니기에 워크퍼밋을 스폰서 해 줄 고용주가 있고, 고용주가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워크 퍼밋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인 개인이 신청해서 받을 수 있는 워크퍼밋은 워킹 홀리데이 비자 정도인데, 이 비자의 경우 유효기간이 정확시 1년이기에, EE에서 요구하는 1년의 경력을 위해서는 입국일부터 출국일까지 풀타임으로 근무를 해야지만 가능하니,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해야 하겠죠.

그래서 선택하는 방법이 캐나다 유학입니다. Post Secondary를 졸업 할 경우 학업 기간에 따라 최대 3년까지 받는 PGWP을 받기에 캐나다에서 근로가 가능하게 되니, 캐나다 경력을 통한 추가 40점을 위한 또 다른 방법일 수 있습니다.
현재 학사 학력인 경우로 가정하자면 학사 -> 학사+컬리지 학력으로 변경되기에 학력 점수 8점이 올라가고, 졸업 후 1년 경력까지 더하면 총 48점이 더 높아집니다.
그러면 일명 '유학 후 이민'이 답 일 것 같지만, 나이의 함정이 있습니다.

30세부터는 매 해 마다 약 7점 정도의 점수가 줄어듭니다. 모든 일정이 그림같이 맞아 떨어져 졸업 후 바로 일을 시작했다 해도, 3년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며,  3년간 21점 정도 나이 점수가 내려가게 되어 결국 27점 정도만 점수를 더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학사에 어학 최고등급이라면 3년의 시간가 나이 점수의 감소를 감안하고서라도 충분히 노릴만 하지만, 어학 점수가 좋지 않다면 노려볼 만한 카드는 아니라고 봅니다.
캐나다 와서 학교 생활 하다보면 IELTS 점수가 늘지 않을까? 생각하시겠지만, 제 경우도 그렇고 주변을 봐도 결코 그렇지는 않더군요.
언어 점수가 최대 136점으로 워낙 자체 비중이 적지 않은데다, 어학+경력, 어학+학력을 통해 주어지는 가산점 또한 100점이나 되기에, 전 밴드 CLB Level 9 이상의 어학실력이 아니라면 지금 시기에 이민을 위한 유학은 risk가 높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러한 EE 점수제도에 대해 알고 계시면서도, 추가 600점을 주는 LMIA를 믿고 오시는 분들 역시 적지 않았습니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유학원에서 졸업 하고 취직하면 다 잘 해결되는 것이고, 이미 한국에서 충분한 경력을 갖춘 실력자라 취직도 잘 될테니 크게 개의치 말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었다고 하더군요. 

그도 그럴만 한 것이 이민성 홈페이지에도 600점 가산점에 대해 "valid job offer supported by a Labour Market Impact Assessment" 혹은 "letter of nomination from a Province or Territory"가 있으면 주는 것으로 나와있습니다.
사실 600점 가산점의 첫번째 조건에서 중요한 말은 'supported by a Labour Market Impact Assessment'이지만, 이 분들은 그 말은 잘 이해하지 못하고 (혹은 기억하지 못하고) 'Valid job offer' 부분만 기억을 하고 계셨습니다.

LMIA가 쉽지 않고, 고용주도 피고용인도 모두 지치고 힘든 프로세스이며, 그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도 거절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은 조금만 구글링을 해 보셔도 알 수 있는 내용이니 따로 적지는 않겠습니다. 하긴 제가 직접 경험한 바도 없는 내용이라 따로 적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면 대학원은 조금 더 나을까요?
전반적으로 상황이 밝지는 못하지만, 대학원의 경우 학력 점수에서 조금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도 있고, 연방정부 이민이 아닌  HCPS나 International Graduates 주정부 이민 또한 가능하기에 상대적으로 조금 더 높은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나 온타리오 주정부 International Graduates 이민 프로그램은 근무 연수나, 경력 등과 무관하게 온타리오 대학원을 졸업하는 것 만으로도 이민 신청이 된다는 것이 큰 장점이지요.

요즘 상황이 이렇게 되다보니, 처음에는 저도 한국 친구들에게 캐나다 이주를 권유했지만, 지금은 몇몇 IELTS CLB9의 성적을 가진 친구들을 제외하면, 오히려 오겠다는 사람들을 말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당장은 캐나다에 올 생각 하지 말고, 한국에서 머물면서 잠시 숨 고르고, IELTS 공부 꾸준히 해서 점수 높여 놓고, EE 점수 420점 이상 점수가 나온다 싶으면 혹시 모르니 Express Entry 풀에 FSW로 프로필 등록만 해 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보통 매 draw마다 1,000~1,500명 정도를 선발하는데, 혹시나 이민성에서 한 번에 3,000-4,000명 정도 선발을 하면서 점수대가 한 번 정도는 갑자기 낮아질 수도 있으니까요.

제 성격이 워낙 안전빵과 Plan-B를 좋아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지금 시기에 이민을 위한 캐나다 유학은 아직 만나지도 못한 고용주의 스폰서쉽을 기대하며 적지 않은 학비와 시간을 투자하는 것으로 보여 위험 부담이 너무 높은 것 같네요.

저야 이쪽 인더스트리에 한인 개발자들이 더 많아져서 한인 개발자들도 중국/러시아인 개발자 커뮤니티 못지 않게 넓고 견고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길 바라지만, 지금은 시기상 이민에 뛰어들기엔 불확실한 요소들이 너무 많네요.
하루 빨리 시리아 내전 문제와 난민 문제가 해결되어 이민성에서도 난민 보다는 이민 문제에 더 집중을 하여 EE 점수대가 더 낮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본 포스팅이 캐나다 이민을 준비하시는 개발자 분들께서 캐나다 이민의 가능성이나 위험요소를 판단하시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16년 3월 27일 일요일

SW개발자 캐나다 이민 한 번 더 생각 하세요. - 1부) 왜 컬리지여야만 하는가?

다시 한 번 본 포스팅에 남기지만, 제가 주로 만나뵙고 경험하고 알게되는 대다수의 일들은 SW개발자에 대한 이야기이며, 다른 직업군에서는 제가 포스팅 한 내용과는 크게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잠깐 김빼는 소리로, "캐나다 SW개발자 이민 오지 마세요, 적어도 지금 시점에는..." 이라는 말을 남겨보고자 합니다.

    1부) 왜 컬리저여야만 하는가?
    2부) 지금은 아니아니 아니되오


비록 저 역시 캐나다로 이민을 와서 살고 있으며, 이전부터 전 회사 동기나 한국의 친구/후배 들에게 캐나다 와서 일하라고 많이 권유를 해왔고, 제 블로그 역시 이민 뽐뿌질을 하는 도구 일 수도 있지만, 원래부터 저는 아무런 SW개발 경력 없는 분이 캐나다 컬리지를 입학해서 이민을 도모하는 케이스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하라고 말씀을 드리는 편이였습니다.
그리고 경력이 있으신 분들에게는, 캐나다 오더라도 컬리지 다니고 졸업 후 PGWP받아 CEC 할 생각말고 영어 점수 조금만 더 받아 편하게 FSW로 이민을 오라고 이야기 했었죠. 그리고 만약 정 학교에 다녀야한다면, 학비가 조금 더 들더라도 컬리지 말고 대학원을 가라고 추천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최근 이런저런 기회로 갓 캐나다에 오신 분들을 뵐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그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종종 유학원이나 이민 에이전시에서 그려주는 장미빛 미래나, 2015년 이민법 개정 이전의 성공 사례, 그리고 다소 왜곡된 정보들을 듣고/믿고 오시는 분들이 적지 않더군요.

그래서 현재 캐나다 이민에 있어서 시기적인 문제점이나 다소 잘못된 정보들 대해 다시 한 번 적어보고자 합니다.
물론 향후의 트랜드가 어찌될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장담 못하기에, 일단 도전해보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도전 하셔도 좋습니다.

사실 '유학원'이라는 업종 자체가 다른 나라에서는 흔한 업종도 아니지만, 원칙적으로 '이민'과도 무관한 업종입니다. 하지만 한국 내에서는 유학원이 적지않은 영향을 주고 있기에, 아니 사실상 주도하고 있기에 발생하는 조금은 잘못되거나 왜곡된 정보들이 있습니다.



캐나다의 SW개발자로 이민을 하시는 분들이 선택하는 이민 경로는 주로 다음 두 가지입니다.

- FSW (Federal Skilled Worker)
- CEC (Canadian Experience Class)

FSW는 흔히 말하는 기술이민입니다. 캐나다 혹은 캐나다 외 다른 국가에서 경력을 기반으로 이민을 하는 것입니다. 반면 CEC는 글자 그대로 캐나다 경험 이민입니다. 캐나다에서 1년 이상 근무 경력을 기반으로 이민을 신청 하는 방법이죠.

FSW 지원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어느 나라의 경력이건 NOC 0/A/B 직업군에서 1년 이상 경력을 갖추고, FSW 자격 점수 총 100점 중 67점 이상 받아야하며, CEC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어학 점수를 요구합니다.

반면 CEC는 캐나다 내에서 NOC 0/A/B 직업군에서 1년 이상 경력을 갖춘 후 FSW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어학 점수로도 지원 자격이 됩니다. 사실 유학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지만, 이 캐나다 경력 1년을 만들기 위한 work permit을 받는 방법으로 유학 후 졸업하여 최대 3년의 워크퍼밋을 받은 후 이 1년 경력을 만드는 분들이 많죠. 그래서 한국 분들에게는 '유학 후 이민' 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있는데, 사실 이는 유학원에서 만들어 낸 말이죠.

최근 몇 년간 둘러보면 이 CEC로 이민을 오셨거나, CEC를 노리고 계신 분들이 매우 많습니다. 
아마도 이민 조건 때문이라 보이는데, 이민 결정에 있어서 언어와 두려움 이 두가지가 장벽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CEC는 1년만 캐나다 근무 경력과 상대적으로 낮은 어학 점수, 이 두가지만 있으면 이민이 가능하기에, 언어에 대한 부담도 적고, 보통 학교에서 시작을 하며, 졸업 후 1년간 현지 경력을 쌓은 후 지원하는 것이기에 이민 생활에 대한 두려움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CEC가 부쩍 많아진 이유에는 한국의 이민/유학 박람회들과 유학원 상담 영향 또한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민 에이전시는 비자/이민 등의 서류 접수 대행을 하며 수수료를 받지마, 유학을 알선하지는 않기에 피상담자가 어떠한 채널을 통해 이민을 하건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하지만 유학원 입장에서는 100% CEC 이민을 추천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한 명이라도 더 학교에 입학 시켜야 학교측으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수익 극대화를 시킬 수 있으니까요.

저도 제가 이민을 생각 할 당시 유학원 상담을 하면서 FSW에 대해 몇 번 말을 꺼낸 적이 있었는데, 정색을 하며, 


"그건 안될꺼에요. 정말 힘들고 프로세스도 너무 오래걸리고, 한국 사람은 거의 되는 경우 없어요" 

라는 식으로 말하는 유학원들을 적지않게 봐왔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별도로 언급하지 않는 이상, 유학원에서는 컬리지를 추천하고, 또한 바로 입학하는 과정 보다는 캐나다 현지 어학원에서 먼저 3~6개월 정도 어학 공부 후 입학하는 pathway 과정을 추천했었죠. 심지어 IELTS 7.0 성적표를 들이밀어도,

"시험 성적은 시험 성적이고, 실제 학교에서 수업 듣는 것과는 차이가 많아요"

라며 10이면 10 모두 pathway를 듣는 쪽으로 유도했었죠.



그런데, 생각해보며 조금 이상하지 않습니까? 학업이라는 것은 '진학'을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학사 학위를 가진 자라면 더 공부해서 석사가 되고, 석사 학위를 가진 자라면 박사 공부를 합니다. 하지만 캐나다로 갈 때에는 학사학위를 가진 사람이 2년제, 혹은 3년제 전문대로 가는 것을 추천받습니다.

이는 유학원의 노력대비 성과 때문입니다.
대학원의 경우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어학 점수를 맞추어 놓은 상태에서, 대학교 졸업 성적과 추천서 내용, 그 간의 경력 사항들 등등을 모두 보고 학교측의 심사 하에 입학 여부가 결정됩니다. 반면 컬리지의 경우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어학 점수를 맞추어 놓은 상태라면, 이미 해당 학과 지원 학생이 정원을 초과하지 않은 이상 99% 입학이 됩니다. 심지어 어학 점수가 없더라도 이른바 '조건부 입학' (conditional admission) 을 통해 어학원에서 소정의 어학 코스를 이수하면 입학이 됩니다.

석사 과정의 학비가 더 비싸기에 아마도 학생 입학 알선 각 1건당 수수료는 컬리지 보다 대학원이 더 많겠지만, 대학원 입학 1건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피상담자가 대학원 입학을 위한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고, 추천서 등 구비해야 할 서류도 많고, 유학원 역시 단일 학교 지원은 힘들고 최소 4~5개 대학원에 복수 지원을 해야 피 상담자를 한 곳이라도 입학을 시킬 수 있습니다.
반면 컬리지의 경우 어지간한 상태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입학 원서를 작성할 수 있고, 입학/조건부 입학을 받아낼 수 있습니다.

즉, 각 건당 수임은 적을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투입되는 노력과 시간 역시 훨씬 적기에, 한국 유학원들은 정말 순수하게 "진학"을 위해 상담 온 학생이 아닌 이상, 이미 학사나 석사 학력을 가지신 분들에게도 컬리지로 역주행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pathway를 거치게 되면 1명의 학생을 통해 발생하는 수입이 컬리지와 어학원 양쪽에서 발생하게 되다보니 유학원은 피상담자들에게 영어 자체와 어학 시험/점수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심어줍니다. 사실 컬리지에서 요구하는 IELTS 6.0 정도의 점수는 어마어마하게 영어를 잘하는 사람에게 요구하는 점수가 아닙니다. 
하지만 유학원에서 피상담자에게 

"집에 돌아가셔서 영어 공부 먼저 하시고 IELTS 성적표 받은 후에 다시 상담하시죠" 

라고 말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당연히 pathway 카드를 먼저 꺼내듭니다.

그리고 제 경험상 열에 아홉은 이런 말들을 덧붙이죠. 

"IELTS 보신적 있나요? 이거 토익하고는 많이 달라요. 정말 어렵죠.", "한국 분들 중에 IELTS 점수로 바로 입학하시는 분 거의 없어요."
"바로 입학해도 학교에서 영어때문에 고생하기 때문에 pathway를 하시는 것이 좋아요."
"pathway 안하고 입학하신 분들은 나중에 학교 공부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을겁니다"

하지만 전에도 말씀드린 바 있지만, IELTS도 일종의 시험인지라, 시험 유형을 파악하고 익숙해 지는 것이 필요한데, 일단 이것이 몸에 습득되고 익숙해지면 +1점은 올라가고, 충분하고 체계적인 준비를 통해 의외로 짧은 시간 내에도 컬리지 입학 점수 수준은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IELTS로 바로 입학했어도 별다른 어려움을 느껴본 적 없었고, pathway를 거치고 입학한 친구들의 영어 실력이 저보다 좋다고 느낀 적 또한 없었습니다. 

그리고, 컬리지를 추천하면서 이런 말도 많이들 하시죠. 

"캐나다에서는 학사/석사들도 취직이 안되서 컬리지 가는 경우 많아요, 그 만큼 컬리지가 취업에 유리합니다."

글쎄요... 정말 그럴까요?

서로 다른 전공이라면 가능할 수도 이야기입니다. 
4년제에서 취업에 다소 불리한 인문학이나 순수과학을 공부하다가 컬리지에서 실용기술을 배우거나 공학을 배우는 경우 등의 케이스라면요. 하지만 같은 전공에서 이러한 일은 당연히 말이 안됩니다.

얼마 전에 카풀을 하는 친구와 대화하다가 제 집 앞에 컬리지에 대해 잠깐 이야기 한 적이 있습니다.

"집 앞에 컬리지가 있어서 내 와이프가 올 가을부터 학기당 1~2 과목 정도 들으면서 캐나다에서 2nd 커리어를 준비해 볼 까 생각하고 있어"

"그래? 한국에서 하던 일하고 다른, 새로운 2nd 커리어가 목적이라면 사실 컬리지를 추천하고싶지는 않은데."

"왜?"

"그게 컬리지는 컬리지자나. 사람들 인식도 있고. 나중에 경력 쌓으면 크게 다를 것 없다고도 하지만, 처음 직장 찾을 때 유니버시티 졸업자 대비 아무래도 많은 불이익이 있지. "

"컬리지가 더 practical하지 않나?"

"맞다고 할 수도 있는데, 그건 Practical한 기술이 필요한 분야 이야기이고, knowledge worker 분야에서 일 하려면, 유니버시티 나오는 것이 당연히 좋지."

사실 저도 처음에는 학사/석사들도 취업이 안되 컬리지에 간다는 말을 고지곧대로 믿어왔지만, 살아가면서 무언가 아닌 것 같다고 느껴오던 차에 직접 캐네디언의 입을 통해 확인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유학원 주도로 이루어지는 한국의 이민 문화에서는 결국 이민을 위해서는 학교를 가는 것이 순리가 되어 버렸고, 학교를 가더라도 상급 학교로 '진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학력대비 퇴보하는 학교를 가는 '퇴학?!?'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 되어 버렸습니다.

사실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이민을 위해 컬리지에 오신 분들이 이민만 된다면 크게 상관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컬리지 대비 비싼 대학원의 학비 역시 부담이 될 수 있기에 컬리지 행을 결정하실 수도 있고요.
하지만 적어도 지금 시점에서는 컬리지를 졸업해서 경력을 갖춘 후 이민을 한다는 것이 그다지 쉽지 않기에 모로 가면서 서울로 못 갈 수도 있습니다. 컬리지 졸업자가 왜 이민이 쉽지 않은지는 다음 포스팅에서 좀 더 알아보기도 하겠습니다.

또한 CEC로 이민을 준비하다보면 이런저런 커리어 단절이 발생합니다.
Pathway를 수강하기 위해 반년 정도 시간이 필요하고, 다시 컬리지 졸업을 위해 16개월 ~ 3년 정도 커리어가 단절되며, 졸업 후 바로 구직이 가능한 것이 아니기에 길게는 6개월~1년 정도 구직 활동의 시간이 찾아옵니다.
예전에 이민을 준비하면서도 exit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린 바 있는데, 이렇게 짧게는 16개월, 길게는 4년 반 정도 본인 커리어도 단절되면서까지 공부하고 취득한 학위는 2년제/3년제 Diploma로, 만에 하나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전혀 필요없는 휴짓조각에 불과합니다. 차라리 Master's degree를 취득했다면 스토리 텔링을 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풍성한 이야기를 꾸밀 수 있지만요.

한국에서는 캐나다 컬리지가 독일 FH정도 수준으로 실용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을 하는 기관인 양 보는 시각이 많지만, 이는 한국 유학원이 한국인에게 심어준 이미지일 뿐 한국 전문대와 크게 다를 것 없습니다. 

이미 학사 학위도 있고 경력도 있지만, 이민을 위해 컬리지를 생각하시는 분들은, 다시 한 번 '컬리지 말고 다른 선택지는 없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2016년 3월 17일 목요일

역시 생활 리듬 조절엔 풀 리셋!

3월 13일, 지난 일요일부터 흔히 썸머 타임이라고 부르는 Daylight Saving Time이 시작되었습니다. 단 한시간 차이지만 저는 생활 리듬이 다소 흔들리는 편입니다.
제 평소 기상 시간이 새벽 5시인데, DST가 적용된 이후로는 어제 기준으로는 새벽 4시에 일어나는 꼴이 되다보니 상당한 피로감을 몰고오게 됩니다.

그래서 보통 DST에 완전 적응해서 평소와 같이 아침 5시에 기상하여 아침 밥 먹고, 도시락 싸고, 아침 운동을 할 수 있을 때 까지 적어도 1주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데, 올 해에는 이틀만에 완벽 적응을 해버렸습니다.

단 이틀만에 DST에 완벽 적응을 하게 된 비결은 바로 완전 리셋!

사건 경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13일 일요일 아침. 새벽부터 DST가 시작되는 것을 의식해 토요일 밤 평소보다 일찍 잠을 잤습니다만, 주말이라 그런지 푹... 자다가 아이들 성화에 아침 9시가 넘어서야 일어났습니다.

13일 일요일 저녁, 내일 출근과 새벽 운동을 위해 다시 한 번 일찍 잠을 청했습니다.

14일 월요일 아침, 역시나... 눈을 떠보니 5시가 아니라 6시네요. 반년간 맞춰온 제 신체 알람은 그 시간에 맞춰 일어나게 세팅이 되어있나봅니다.

14일 월요일 오전, 왠일로 매니져가 8시 부터 회사에 왔습니다. 그러더니 급한 일 없으면 customer issue 하나 맡아 달라고 부탁하네요. 요즘 할 일이 마땅히 없어 심심하던 차에 올타쿠나 하며 승낙했습니다.
승낙을 하자마자 메니져가 저를 끌고 간 곳은 VP 오피스네요. VP가 지금 문제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매 시간마다 고객사-우리회사-단말 제조사 3자간 컨퍼런스 콜을 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대충 보니 고객사에서 일요일 저녁에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감행했고, 그 사이 문제가 발생해서 약 만대 가량의 트럭이 단말기 없이 운행을 해야하는 상황이고, VP와 Tech Support 팀은 이미 새벽 4시부터 회사에 출근해서 일을 하고 있더군요.

약간 똥밟았다 싶었지만, 일이 없는 것 보다는 바쁜 것이 좋기에 열심히 문제 분석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오후 4시 경 고객이 설명한 재현 경로와 문제 증상을 기반으로 possible root cause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100% 문제 재현 가능한 경로도 찾아냈고요. 단말이 켜지자마자 재부팅이 되는 것이기에 실제 문제 단말에서 로그 추출이 불가능하여 제가 찾은 원인이 진짜 문제점이라고 100% 장담은 못하던 상황이였는데, 5시 경 기적적으로 문제 발생 단말 중 한대에서 서버 명령어를 받아들여 디버깅 로그를 추출할 수 있었습니다. 역시나 제가 예상한 문제점과 같은 문제점이더군요.

간단한 버그라면 긴급 릴리즈를 통해 다음 릴리즈 때 수정 하겠다고 하면 그만이지만, 고객사의 비지니스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상황이라 Root cause 수정은 뒤로 미룬 채 긴급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저런 방법들을 생각하다 그 날 저녁 10시 경, 해결 가능한 방법을 생각해냈고, 우리 서버쪽과 단말 제조사의 부트로더 스크립트 양쪽에서 서로 그 해결 방법을 구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만 해도 곧 퇴근을 할 줄 알았죠...

서버쪽 구현을 마치고 이런 저런 테스트를 해보니, 문제가 발생한 단말이 서버에 접속하자마자 자동으로 복구 커맨드를 내려도 단말에서 커맨드를 받고 파싱하기 전에 재부팅이 되버려 이 방법은 쓸모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고, 결국 제조사 부트로더 스크립트에 희망을 걸었습니다.

1시간이 조금 지난 후 폰 제조사에서 스크립트를 보내왔고 테스트를 해봤지만, 이게 어찌된 것인지 문제 해결이 안되더군요.
그래서 다시 한참동안 코드를 다시 읽어보고, 제조사 스크립트도 열어서 까보고 하나씩 다 해봐도 안 될 이유를 하나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껴두고있던 디버깅 로그 추출 가능한 단말을 통해 무었이 문제인지 확인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어멋???
스크립트를 통해 분명 파일을 삭제했고, 부팅 직후 파일이 없다는 것을 확인 했는데, 어느 순간 유령처럼 그 파일이 다시 살아나 단말에 떡 하니 자리잡고 있는 것입니다.

매 시간마다 진행되는 컨퍼런스 콜  도중 현재 상황을 말하니 제조사쪽에서는 enterprise로 등록된 앱은 별도의 파일 시스템에 앱 백업을 한다며 enterprise filesystem까지 전부 날리는 스크립트를 다시 만들어 준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다시 업데이트 된 스크립트를 받으니 이미 시간은 새벽 3시.
이제 곧 퇴근을 할 것 같다는 생각에 VP가 야식 사준다고 하는 것도 거절했지만... 이 스크립트 역시 동작을 안했습니다.

결국 새벽 5시가 다 되어서야 알게된 사실은... 스크립트에서 삭제하려고 하는 파일명 중 하나에 오타가 있었습니다. 업데이트를 위한 zip 형태의 패키징 파일이 있고, 업데이트 시 이 패키징을 언팩하여 각각의 설치 파일이 다시 파일 시스템에 저장이 되는데, 스크립트에서 이 패키징 파일명에 오타가 있어서, 각각 개별 설치파일들은 모두 삭제가 되었지만, 패키징 파일은 계속 시스템에 남아 있었던거죠.
그리고 단말이 재부팅되면서 패키징 파일을 다시 unzip하여 설치 파일들을 풀어놓게 되고 해당 파일들이 설치가 되면서 계속 문제가 생기는 것이고요.
그런데 그 패키징 파일이 저장되는 영역은 blind된 파일 시스템인지라 제가 확인해 볼 방법도 없었고, 다른 파일들은 정상적으로 삭제가 되기에 당연히 삭제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새벽 6시 경 다시 제조사로부터 오타 수정된 스크립트를 받아들고 실제 고객사에서 사용하는 문제 발생단말들에 이리저리 설치를 해보니, 이제서야 예상대로 문제 수정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퇴근하나 싶었는데... 문제는 이 스크립트를 배포하는 것이 다시 문제였죠.
고객사 필드 환경상 USB 케이블도 없고, 케이블이 있다해도 연결하여 사용 할 컴퓨터도 없고, 트럭 기사용 단말기인지라, 통신 데이터 역시 매우 제한적으로만 사용 가능한 요금제인지라 마땅히 이 스크립트를 보낼 방법이 없더군요.

그래서 다시 장시간 회의... 결국엔 모두 수작업을 통해 설치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었고, 그렇게 회의를 마치고, 문제 수정방법에 대한 문서를 작성해서 보내고 나니 오전 8시... 정확히 출근한지 24시간이 지난 후가 되었더군요.

화요일 아침 8시, 퇴근을 하고 최대한 잠을 안자려고 버티고 버티다 낮잠을 자고, 피곤함에 다시 밤잠을 자고 수요일 아침에 눈을뜨니 5시 반!

이렇게 생활 리듬을 완전히 풀 리셋을 한 번 하고나니 원래 기상시간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양 어깨에 피곤함과 무력감은 덤으로 따라와 아직까지 저에게 붙어있고요 ㅠㅠ
그래도 매니져가 월욜에 철야 근무한 것에 대해 하루 휴가를 내주겠다고 하네요.
올 해 휴가가 많이 남지않아 안그래도 연간 휴가일수 좀 협상을 해보려고 했는데, 일단 하루 벌어서 좋네요.

컴퓨터나 스마트 폰에서 평소와는 다른 동작이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재부팅이듯, 생활리듬이 흐트러져 재조정이 필요 할 때에도 역시나 풀 리셋만큼 좋은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2016년 3월 2일 수요일

둥이네 아빠는 열공중

다시 오래간만에 포스팅을 남기네요.

올 해 들어서 포스팅이 드문드문 이루어지고 있는데, 요즘 이것 저것 공부 할 꺼리들이 좀 생겨서 차일피일 포스팅을 미루고 있는 중입니다.

요즘 공부는 크게 3가지를 하고 있습니다.
먼저 개인적으로 Kotlin이라는 언어를 공부하고 있고, 회사 일로 C#과 .NET framework에 대해 공부하고도 있으며, 순수하게 개인적으로 세금보고를 위해 Tax return 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죠.

지금이야 Android가 JAVA로 돌아가지만, Oracle 라이센스 문제 때문이라도 앞으로 어찌될지 모르는 일이기에, 또 개발자의 한 명으로서 생명 연장을 하기 위해 Kotlin 공부를 천천히 하고 있습니다. 저는 개발자로서의 대부분의 경력을 C/ASM로 쌓아왔기에 사실 OOP도 아직 익숙하지 못한데, Functional Programming을 보려고 하니 이것 저것 새로운 것도 많고, 새로운 개념들이 좋은건지 아닌지도 잘 감이 안잡히고 이해가 안되는 부분들도 있어서 시간을 많이 잡아먹고 있네요.

그리고 생각지도 못하게 업무상 C#과 .NET도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MS는 악마의 축이고 Visual Studio는 악마의 도구고, .NET은 덩치만 큰 쓰레기 덩어리라고 외치던 대학생 시절을 돌이켜보면 그 때에는 제가 이렇게 회사 일로 .NET을 만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겠죠. C# 공부는 제가 선택한 것이긴 하지만, 완전 자발적으로 시작한 것도 아닙니다.
작년 말, 신규 피쳐 개발팀으로 소속팀이 이동된 이후 이전과는 다른 업무 싸이클에 심심해 미칠 지경 가까이 갔었습니다. 개발 프로세스 상 2주의 스프린트로 도는데, 기본적으로 현재 스프린트에 포함된 액티브 타스크 외에 다른 스토리들은 건들이지 못하게 했거든요. 그런데 보통 2주의 기간 중에 첫 3~4일 정도면 구현은 모두 완료되고 코드 리뷰만 남는 상황이 반복되었는데, 회사 와서 할 일 없이 손가락만 빨고 있자니 너무 심심하더라고요.
그래서 단말 단독 수정 스토리들만 추려 이거 미리하면 안되냐고 해서 하나 둘 씩 계획 외 추가 구현을 했는데, 이 역시 지속되니 더 이상 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개발에서 여력이 있어 추가 구현을 해도 QA에서 처리할 수 있는 양의 한계가 있어 결국 프로젝트 일정 전체에 병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요. 그래서 매니져 만날 때 마다 좀 심심하다, 지루하다, 다른 프로젝트에 같이 들어가면 안될까??? 이런 이야기들을 했더니 백엔드 개발자가 되기 위해 공부를 해보라고 숙제를 던져주더군요. 그래서 올 상반기 업무 목표 중 일부는 백엔드 디벨로퍼 되기가 되었고, 매니져도 백엔드 팀 시니어 한 명을 멘토로 붙여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C++은 이미 아니까 서버쪽 로직과 흐름을 알면 될 줄 알았는데, 지금은 C++을 근간으로 extension들만 C#으로 되어 있지만 상반기 내에 C#으로 리펙토링 완료 예정이라며 C#쪽으로만 먼저 공부를 하게 시키네요.
Visual Studio는 예나 지금이나 강력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너무 무겁고 느린 것이 어려움이네요.

마지막으로 2015년 세금 신고를 하기 위해 Tax Return을 하는 방법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딱히 공부라고 할 건 없는데, 이상하게 계속 온라인에서 찾은 세금신고 가이드와 제 컴퓨터 상에서 화면이 절차가 상이해서 해메고 있었습니다.
오늘 새벽에 단서 하나를 찾았는데, MAC용 버젼에서는 AUTO FILL 기능이 원래 없더군요. 그래서 오늘 퇴근하면 구닥다리 윈도우즈 랩탑을 좀 더 괴롭혀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