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15일 월요일

캐나다 정년은 몇 살일까요?

지금은 2월 12일 금요일 오후.

다음 주 월요일은 Family Day로 휴일이라 오래간만에 Long Weekend가 찾아왔네요.
더구나 오늘은 지난 11월 부터 달려온 신규 피쳐 개발의 Feature Complete을 하는 날인데다, 때마침 오늘 오후엔 각 개발 팀 업무가 아닌 각 개발 분과별 활동을 하는 날이라 여유가 넘쳐 흐르는 하루입니다.

오늘도 역시 FAQ류의 포스팅으로 한국과 캐나다의 다른 점 중에서 정년에 대해 써볼까 합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캐나다 모든 일자리와 사회 전반의 이야기는 아닐 수 있습니다. 저는 제가 몸담고 있는 SW 개발자 직군 외에 다른 사회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 때문이죠.



[Q] 캐나다 정년은 몇 살 인가요?

먼저 캐나다의 법적 정년을 말씀드리자면, 없습니다.
법으로 정해진 정년이 없다보니, 일 할 능력이 있고 의지가 있다면 끝까지 남아서 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아무래도 나이에 따른 사회적 계층/계급이 형성되기에, 50~60이 되어도 아직 일반 개발자로 남아있다면, 30대의 젊은 매니져가 중장년의 개발자를 상대하기 버겁고, 중장년의 개발자 역시 어린 매니져를  상대하기에 부담이 있을 수 밖에 없죠. 하지만 여기에선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30대라도 실력이 있으면 Senior가 되고, Architect가 되지만, 50~60이라도 그에 상응하는 실력이 없다면 직책 앞에 Senior라는 타이틀을 붙일 수 없죠.

사실 같이 일하는 직원들의 나이도 잘 모릅니다. 대략적으로 그들의 자녀가 몇 학년인지에 따라 유추 할 뿐이죠.


[Q] 정년이 없다면... 한번 정규직으로 들어가면 평생 일 할 수 있겠네요?

네 가능은 합니다. 본인이 지속적으로 일 할 의지가 있고, 지속적으로 회사에서 요구하는 성과를 보여준다면요.

사실 캐나다 고용시장의 유연성은 한국의 그것과 비교하자면 매우 유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공무원과 몇몇 노조가 있는 job을 제외하면 캐나다의 어떤 직업도 정년도 없고, 해고도 비교적 자유롭습니다.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실력과 본인의 의지가 있다면 70-80에도 일을 할 수 있지만, 회사에서 요구하는 수준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20/30대 젊은 개발자라 해도 쫒겨날 수 밖에 없습니다.

처음 입사하고 3달의 견습기간을 거치기 까지는 회사에서 언제든 당장 해고가 가능합니다.
그리고 견습기간이 지나고 장기간 근무를 해도, 해고 명분과 사전 통보가 있어야 하긴 하지만, 사실상 언제든지 해고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경영악화나 정말 같이 일해먹기 힘든 사람이 아니라면 일단 고용 된 이후로는 해고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직업에 따라 다르겠지만, 회사에서 고용 할 사람을 다시 찾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죠. 다만, 회사에서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1년 후 연봉 협상 때 칼바람이 불 수는 있습니다.


[Q] 그러면 나이와 무관하게 50, 60, 70세에도 Junior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나요?

가능하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보자면 몇가지 장벽이 있기는 합니다. Senior 직급이나, Architect 직급의 포지션을 뽑을 때라면 나이가 많더라도 포지션에서 요구하는 경력과 실력을 갖추었다고 했을 때, 회사 입장에서 마다 할 이유는 없겠죠.
하지만 Junior직급이라면 구직자의 연령이 너무 높아 보인다고 할 때 사고의 유연성, 새로운 환경/기술에 대한 학습 능력 등에 대해 우려될 수 밖에 없기에 아무래도 같은 조건의 다른 젊은 경쟁자가 있다면 상대적으로 기피하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서류상 보여지는 나이는 없지만, 인터뷰를 하다보면 아무래도 외모를 통해 대략적인 연령 추측이 가능하기에 보이지 않는 차별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나마 희망적인 이야기라면, 여기 사람들은 동양인 나이를 잘 모르긴 합니다.
저로 말하자면 이미 고등학교 1학년 때 버스기사 아저씨에게 성인요금 내지 않고 학생요금을 낸다며 한 소리 듣기를 일삼는 대한민국 대표 노안입니다. 한국에서는 저를 40대로 보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여기 애들은 저를 20대로 보기도 한답니다.

2016년 2월 8일 월요일

Social Insurance Number 만들기

연초에 이것 저것 정리를 하다보니 뒤늦게 올해 첫 포스팅을 합니다.

워크 퍼밋을 받거나, 아니면 Off Campus work permit이 나오는 study permit을 받으면 SIN (Social Insurance Number)라는 것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한국에는 전지전능한 만능 키인 주민등록 번호라는 것이 있어서 이와 비슷한 것이 없겠지만, 일을 하거나, 돈을 받거나 하기 위해서 한국의 주민등록 번호와 비슷하게 사용되는 번호라고 생각하시면 되죠.

이 SIN 번호는 총 9자리 숫자로, XXX-XXX-XXX와 같은 형태를 가지는데, 주민등록 번호도 첫 6자리는 생년월일, 뒷자리의 첫 숫자는 성별을 나타내듯, SIN 역시 어떠한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첫 자리 숫자인데, 이 숫자를 알면 대략적으로 그 사람의 체류 신분을 알 수 있습니다. 워크 퍼밋이나 스터디 퍼밋 홀더, 즉 외국인 근로자가 갖는 임시 SIN번호는 첫 숫자가 9로 시작되며, 영주권자나 시민권자와 같은 영구 SIN 번호의 경우에는 각 주마다 부여된 번호로 시작되는데, 예를 들면 Quebec주는 2번 혹은 3번, Ontario주는 4번 혹은 5번, British Columbia 주는 7번으로 시작되죠.

여담으로 SIN 번호가 유효한지 아닌지를 판가름 하는 방법 중 간단한 방법으로 특정 수(121-212-121)를 각 자릿수 별로 곱한 후 각 자리 숫자를 더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예를들어 046-454-286 라는 가상의 SIN이 있다면 121-212-121과 각 자릿수 끼리 곱해줍니다. 그리고 각 자릿수의 곱셈 결과를 해당 자리 숫자로 사용합니다.

045 424 488
121 212 121
----------------
085 828 478


만약 곱셈의 결과가 10보다 작다면 그 값을 결과값의 해당 자릿수로 쓰고, 10보다 크다면 곱셈의 결과 값의 1의자리 숫자를 1만큼 늘려줍니다.
위 가상의 SIN에서 끝에서 두 번째 숫자가 8인데, 검산 SIN의 자릿수는 2죠. 곱하면 16인데, 이 경우에는 7을 사용하는 것이죠.

그 후 결과값의 각 자릿수를 더해줘 1의자리 숫자가 0이 나오면, 올바른 SIN 번호입니다.

0+8+5+8+2+8+4+7+8 = 50


다른 주도 비슷하겠지만, Ontario주에 오시면 처음에 Service Ontario라는 곳에 가서 이것 저것 할 일들이 좀 있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동사무소나 구청같은 곳인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Ontario 주정부와 관련된 민원을 처리할 수 있는 곳입니다. 다른 점이라면, 한국은 아무리 작은 마을의 동사무소라도 멋들어진 건물에 문화센터도 있고 시설이 화려하지만, 여기엔 그냥 동네 상가단지 중 한 자리에 조용히 자리잡고 있을 뿐이죠.

그리 자주 가지는 않지만, 한국 운전면허증을 Ontrario 주 운전면허로 교환할 때, Ontario Health Card를 만들 때, 자동차 번호판 등록을 할 때, 이사로 인해 주소변경을 할 때 등등 방문 했었죠.

대부분의 민원 업무가 이 곳에서 해결되다보니 간혹 SIN을 만들 때에도 Service Ontario로 가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많은지, 토론토에서 이민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의 Service Ontario에 가면 복도에서부터 SIN은 여기서 받는 것이 아니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SIN의 경우 주정부가 아닌 연방에서 관리하는 것이라 Service Canada라는 곳에 가야 합니다.


Service Canada의 경우 Service Ontario처럼 그냥 상가단지에 조용히 자리잡은 경우도 있고, 별도 건물에 있는 경우도 있고 도시 규모에 따라 조금씩 다르죠.
제가 사는 곳과 같은 작은 도시에서는 보통 Service Ontario와 Service Canada가 100m 내외로 붙어서 있습니다.

여기서는 연방정부 민원을 처리할 수 있는데, 캐나다 여권을 발급받거나, SIN을 만들거나 갱신할 때 이 Service Canada에 가셔야 하죠.

저는 캐나다에 처음 왔을 때, 이 SIN에 대해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구지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일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번호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식 Work Permit을 받거나 영주권을 받기 전 까지는 일 할 생각이 전혀 없었기에, 또 지금 만들더라도 영주권을 받고 나면 다시 영주권자용 번호로 재발급 받아야 하는 것이기에 만들지 않았죠.

비록 저는 이 SIN을 처음에 만들지 않았지만, 지금은 어지간하면 SIN부터 만들어 두라고 합니다. 이게 소득세 부과, 세금신고, 복지 혜택 등에만 사용되는 줄 알았는데, 의외로 여러 곳에서 사용되는 것 같더군요.

예를들어 학교에서 장학금을 받기 위해 장학금 신청을 할 때에 이 SIN이 필요합니다. 나중에 연초가 되어 세금신고를 할 때 보니 장학금을 받아도 이게 소득이로 잡혀 세금신고 시 신고를 해야 하더군요. 저도 안만들고 띵가띵가 잘 살다가 장학금 신청 직전에서야 부랴부랴 서비스 캐나다 달려가 3시간 가까이 기다린 후에 만들었습니다.
또 저는 절!대!로! 캐나다에서는 어떤 것이든 약정을 걸지 않지만, 간혹 약정으로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케이블 TV 등을 개통 할 때에도 SIN을 요구한다고도 하더군요.
제가 캐나다에서 약정을 하지 않는 이유는 나중에 따로 말 할지 모르겠지만, 약정 만료가 되어도 쉽게 해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해지는 쉬운데, 알고보면 해지되지 않아 계속 청구되는 경우가 많죠. 10여년 전 벤쿠버 유학 시절에도 그랬는데, 지금도 역시 변한 것은 없더군요.

처음 낯선 땅에 내리면 집 구하고, 통신 개통하는 등등 낯설고 바쁜 일들이 산더미 처럼 많은 것 같지만, 막상 살다보면 처음 왔을 때가 가장 시간이 여유로운 때 이기도 합니다. 시간대 잘못 걸리면 서비스 캐나다에서 2~3시간 씩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고, Work/Study permit에 만료 기간이 몇 달 남지 않은 상황에서는 SIN을 발급해 주지 않으니, 처음 오시면 운전면허증 교환 하실 때 처럼 SIN도 미리 발급 받으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네요.